혜원

망막전막 유리체절제술 후기(수술 준비, 퇴원까지 과정, 비용)

혜원21 2023. 5. 31. 10: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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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3년 2월 14일 - 수술 준비   

※ 대학병원입니다.

채혈 : 혈액이랑 소변 검사를 했다. 신장 수치가 약간 높기는 하나 수술에는 지장이 없다.

일반 영상실 : 폐 X-ray 찍! 통과~

심전도 검사 : 심장이 잘 뛰는지 검사. 통과~

안과 : 며칠 전에 치료한 눈에 염증이 있는지 확인. 없음! 통과~

마취과 협진 : 나 같은 경우 전신 마취가 필요해 마취과 교수님을 만났다. 마취에서 깨어나면 나도 모르게 이빨을 꽉 깨무는 상황이 생길 수도 있어 흔들리는 치아가 있는지 확인을 했다. 복용하고 있는 약이나 알레르기가 있는지 문진하고 혹시 마취에서 깨어나지 않으면 비급여 주사로 깨어나게 할 수도 있다고 했다. 주사 비용은 10만 원이라고 하셨다. 그러나 대부분 그런 상황은 없다고 하셨고 어려운 수술은 아니니 마음 편히 가지라고 하셨다.

 

모든 검사는 각 검사실이 어디 있는지 알면 15분 안에 끝난다. 약 2시간 후에 결과가 바로 나왔다.

 

수술날을 받아도 2개월~4개월 후다. 응급이 아니라면 당장 수술할 수 없다. 그만큼 대기 환자가 많은 게 현실이다.

나는 12월 초에 수술날짜를 받았다.

- 비용 : 약 9만 원(안과, 마취과 진료, 채혈, X-ray, 심전도)

 

 

  • 수술 결정전까지 치료와 비용   

대학병원 안과는 예약을 해도 대기 시간이 아주 길다. 당장 예약을 해도 짧게는 1개월, 길게는 4개월 후에나 첫 진료를 받을 수 있다. 아주아주 급한 상황이라면 응급실을 통해 진료를 받으면 된다. 그리고 안과는 검사를 정말 많이 한다. 검사만 하다 하루가 다 가버린다. 그래도 참고 기다려야 한다. 질병에 따라 다르지만 비용이 많이 나온다. 특히 망막질환은 초음파, CT 검사가 필요하다. 나는 상태가 좋지 않아 매달 찍었다. 비용은 약 7만 원이다.

레이저 치료와 아바스틴 주사 치료도 비싸다.

양눈 모두 합쳐 레이저 3회, 아바스틴 주사 2회를 시술했다. 레이저는 1회에 10만 원, 아바스틴은 병원에 따라 약간 차이가 나지만 1회에 20~22만 원이다.

레이저는 눈에 자란 큰 신생혈관을 태워 병의 진행을 막고 아바스틴 주사는 눈 안에 주사하는 항암제로 신생혈관이 생기지 않게 한다.

레이저 치료는 따끔따끔하기도 하고 등에 식은땀이 쭉~ 날 정도로 아프기도 하다. 참을만하다. 앞 환자분의 비명소리를 듣기도 했다. ㅡ_ㅡ)

아바스틴 주사는 마취 후에 주삿바늘을 눈에 푹~ 찔러 넣는다. 충분히 마취를 해서 아프지는 않지만 바늘이 눈을 누르는 느낌은 들어 공포감이 있긴 하다. 오히려 레이저보다 안 아프다.

두 치료 모두 회복이 목적이 아니라 병의 진행을 막는 게 목적이라 시력이 좋아지지는 않는다. 오히려 치료 중에 시력이 더 나빠지기도 하지만 실명을 막아야 하니 어쩔 수 없다.

- 22년 9월~23년 2월 초까지 진료비 & 약국 : 약 135만 원

 

시력에 이상이 생기면 빨리 병원 가야 한다. 괜찮아지겠지 하면서 버티면 이렇게 돈이 많이 든다.

 

 

  • 23년 2월 21일 - 수술 전 안약 넣기, 코로나 PCR 검사받기   

망막전막-유리체절제술-후기-과정-비용-크라비트-브로낙

▲ 수술 3일 전부터 크라비트와 브로낙을 하루 4회 넣어야 한다.

- 크라비트 : 세균성 안감염증 치료제 (안과용 항균제)

- 브로낙 : 안과용 소염진통제 (비스테로이드성 항염증제)

 

 

망막전막-유리체절제술-후기-과정-비용-보건소-PCR

보건소 홈페이지나 휴대폰으로 QR 스캔해서 문진표를 작성해야 한다.

문진표 작성은 보건소에 가서 해도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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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정보 작성. 문진표 작성 당일 검사를 받아야 한다. 검사 순서는 선착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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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건소 방문 시 입원을 입증하는 문서나 문자 메시지를 지참하자. 없으면 PCR 검사 못한다.(보호자 동일)

 

 

  • 23년 2월 22일 - 코로나 검사 결과, 입원 준비물 챙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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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1시에 받은 검사 결과가 아침에 문자로 왔다. 이제 입원에 필요한 짐을 좀 챙겨야겠다.

슬리퍼, 물컵, 칫솔, 치약, 수건, 세면도구 등의 개인 용품은 모두 가져가야 한다. 추위를 많이 타면 이불도 가져가야 한다.

아~ 물티슈! 꼭 챙기자. 못 씻으니 잘 닦아야지 ㅎㅎㅎ 안과는 수술 후에 씻을 수 없다.

내일 오전에 입원이다. 퇴원하고 시력이 어느 정도 회복되면 이 글을 이어 쓸 것 같다.

 

 

  • 23년 2월 23일 - 입원   

오전 11시 입원했다.

간호사 선생님께 이런저런 이야기와 주의사항을 듣고 5인실에 들어갔다.

나 말고 3분이 더 계셨는데 한분은 퇴원날이셨다.

어르신들의 친근함이란... 인사를 하니 어디가 아파서 왔냐며 물이시고 자기는 어디가 아파 왔다. 등등 이야기보따리를 푸신다. 정겹다. ㅎㅎ

환자복으로 갈아입으니 진짜 입원한 느낌이 들었다.

 

망막전막-유리체절제술-후기-과정-비용

입원하면 이런 거 사진으로 남기던데 나도 해봤다. ㅋ

병동 출입할 때 이 바코드를 찍으면 문이 자동으로 열린다. 입원했다는 증거이며 코로나 음성이라는 뜻이다.

키랑 몸무게 측정하는데 키가 컸다. 요즘 운동을 자주 하다 보니 척추가 펴졌나 보다. 키가 뭐 중요하겠냐며 그냥 구부정하게 섰는데 174다. 그럼 똑바로 서면 175는 된다는 말. 워~~~ 대박 ㅋㅋㅋ 똑바로 서볼걸 그랬나 보다. 몸무게는 66kg이다. 근육이 좀 모자라다.

 

짐 풀고 병원 이곳저곳을 돌아다니며 어디에 뭐가 있는지 파악했다.

들어가자마자 점심이 나왔다. ㅎㅎㅎ

병동 간호사 선생님이 왜 이리 일찍 왔냐고 하셨다. 그르게 말이다. 11시까지 오라고 해서 왔는데 왜 이렇게 일찍 오라고 했는지 모르겠다.

점심 먹고 저녁 먹고... 아무것도 안 했다. 이미 수술 준비는 저번주에 다 마쳤다. ㅡ_ㅡ)

밤 12시부터 금식이란다. 물도 먹지 말란다. 어차피 나는 새벽형 인간이라 그 시간이면 잔다.

엄청 굵은 수액 바늘이 팔에 들어왔다. 혈관이 잘 안 보여 두 번 찔렀다. >_<)

그렇게 입원 1일 차는 끝났다. 뭐지...???

아~ 그리고 몸에 금속, 속옷, 양말이 없어야 한다. 다 벗으란다. 아잉~ ㅋ

 

내일 아침 8시 첫 수술을 받는다. 교수님이 최선을 다하겠다고 약속하셨다. 그 말을 듣기 전에는 불안했는데 '최선'이라는 단어 하나에 모든 걱정이 날아가버렸다. 잘 되면 좋지만 그렇지 않더라도 흔들릴 것 같지는 않았다. 최근 들어 외부 자극에 흔들리지 않을 수 있는 마음이 많이 생겼기 때문이다.

  • 23년 2월 24일 - 수술   

침대에 누워 엘리베이터를 타고 수술실로 내려간다. 천장에 불빛이 눈부시다. 수술방에 들어가기 전 마지막으로 환자 확인 과정을 거친다.

옆에 할머니와 딸이 있다. 할머니는 80~90대로 보이고 딸은 60이 넘어 보였다.

할머니 : 우리 딸~ 밥 문나? 돈 없으면 엄마한테 얘기하고...

딸 : 엄마~ 걱정하지 말고 수술 잘 받으소잉~

이상하게 울컥했다. 엄마는 언제나 저렇다.

 

클래식 음악이 흘러나온다.

미도카인? 리도카인? 하여간 마취...

환자분~ 환자분~ 일어나 보세요.

잉???

12시란다.

 

- 망막전막 수술

https://www.amc.seoul.kr/asan/mobile/healthinfo/disease/diseaseDetail.do?contentId=3116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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망막전막은 망막 앞에 여러 가지 이유로 얇은 불투명막이 생겨 시야를 방해하는 병이다. 물체가 전막을 지나 망막에 전달되기 때문에 똑바로 보이지 않고 사물이 쭈글쭈글하게 보이는 변시증과 검은 벌레 또는 실뭉치가 보이는 비문증이 생기기도 한다. 나는 변시증과 비문증이 동시에 있어 시력이 아주 안 좋은 상태였다.

눈에 작은 구멍 3개를 뚫고 조명, 흡입기, 칼을 넣어 유리체(눈의 모양을 잡고 있는 젤리 덩어리)를 제거하고 망막에 붙은 전막을 제거한다. 유리체를 제거하지 않으면 망막까지 수술 도구가 들어갈 수 없어 망막 관련 수술은 모두 유리체 절제술을 기본으로 한다. 특히 전막 제거 수술은 안과 수술 중에서도 어려운 수술이다. 머리카락보다 얇은 막을 사람 손으로 살살 긁어내면서 제거해야 하고 술기가 떨어지면 망막 손상이 생겨 실명할 수도 있다. 의사의 실력이 중요한 수술이다.

전막을 제거하고 필요하면 레이저 치료 등을 한다. 마지막으로 황반(시야 중심부)에 원공이 있거나 망막 손상이 심할 경우 가스나 실리콘 오일을 넣는데 이들의 부력을 이용해 망막을 밀어 원래 자리에 잘 안착하도록 한다.

부력을 이용하기 때문에 자세 유지가 아주 중요하다. 수술 위치에 따라 다르지만 보통은 엎드린 자세로 1~2주를 있어야 한다. 수술보다 힘든 시간이다.

나도 수술 전에는 상태로 봐서 가스를 넣을 것 같다고 하셨는데 막상 보니 가스까지는 필요 없었다. 정말 다행이다. 그래서 그냥 가볍게 공기를 넣었다.

유리체 절제술을 하면 99% 백내장이 생긴다. 백내장 수술도 무조건 같이 하게 된다.

 

안과 수술은 다 이런가? 통증이 하나도 없다. 진통제 처방도 없다. 신기방기.

수술이 끝나면 또 몇 시간 금식을 해야 하고 잠을 자면 안 된다. 마취 때문에 자는 건지 진짜 졸려서 자는 건지 확인을 해야 하기 때문이다. 회복실에서 간호사 선생님이 자지 말라고 계속 깨우는데 옆에 아저씨는 있는 힘대로 코를 골며 잔다. ㅋㅋㅋㅋㅋㅋ 환자분 자지 마세요!!! 일어나세요!!!

난 계속 주먹을 쥐고 펴고를 반복하고 다리도 올리고 숨도 크게 쉬었다. 수술이 끝나면 호흡을 크게 하라는 말이 생각나 크~게 크게 했다. 그래야 마취 가스가 빨리 빠져나와 회복에 좋다. 습습 후 후~

병동으로 다시 올라가 자리에 누웠다. 몇 시간이 지나서 소변을 봤는지 물어보셨다. 소변을 못 보면 안 된단다. 소식이 없으면 소변줄을 꼽아 강제로 빼내야 한다. 그거 엄청 아프다. ㅠ_ㅠ

얼른 화장실로 가서 억지로 싸봤다. 천천히 신호가 왔고 나왔다. 휴~~~ ㅎㅎㅎ

 

5시까지 금식이다. 저녁은 먹을 수 있다고 했다. 밥 먹고 잤다. 수술한 눈은 감고 있어 보이지 않는다.

실명한 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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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신을 차리고 살만한지 기념사진을 남긴다.

 

 

  • 23년 2월 25일 ~ 3월 2일 - 먹고 자고   

수술 다음날부터 안약을 넣기 시작했다. 3시간마다 염증제거 약 두 가지를 넣고 12시간마다 또 다른 약 두 가지를 넣고 수시로 눈이 따갑거나 건조함이 있을 때 인공눈물을 넣는다. 건조함은 없어 눈물은 넣지 않았다.

그런데 염증이 계속 심해져 넣는 시간을 2시간으로 변경하고 스테로이드를 처방하여 먹었다. 스테레이드 부작용이 왔다. 속이 울렁거리고 몸이 더웠다 추웠다를 반복했다. 제일 추운 새벽에 몸이 덮고 가장 따뜻한 오후에 추워서 이불을 덮었다. 어지럽기도 하다. 생각보다 스테로이드 부작용은 심했다.

매일매일 안과 진료실로 가서 염증 상태를 확인했고 천천히 좋아지기 시작했다. 스테로이드 용량도 줄이고 안약 넣는 횟수도 줄어들었다.

사실 눈에 거즈만 붙이고 있지 꾀병이나 다름없었다. ㅎㅎ

스테로이드 부작용도 없어졌다.

눈에 가스를 넣지 않아 특별한 자세가 필요 없을 줄 알았지만 나는 위로 보면 안 된다. 정면을 봐야 하고 잘 때는 옆으로 누워 자야 한다. 절대 똑바로 누워 자면 안 된다.

 

수술한 눈이 보이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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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상적인 눈이라면 이렇게 보이는 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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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수술 하루 지나 이렇게 보인다. 주변 시야는 정말 흐리고 중심부 시야는 테두리가 검은 달이 떠있다. 수술할 때 넣은 공기다. 공기방울이 중심부 시야를 완전히 가려버린다. 머리를 살살 흔들면 찰랑찰랑 움직인다. 신기하다.

 

 

망막전막-유리체절제술-후기-과정-비용

▲ 하루가 다르게 공기 방울이 작아진다. 그러나 주변 시야는 여전히 흐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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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또 하루 지나니 달은 작아지고 주변 시야도 아주 약간 좋아졌다. 교수님이 공기는 1~2주일이면 다 빠진다고 하셨다.

 

 3월 2일 아침 진료실로 내려가 눈 검사를 했다.

환자분~ 좋습니다. 오늘 퇴원하세요~^^

야호~~~~!!!

 

망막전막-유리체절제술-후기-과정-비용

▲ 3월 3일 현재 공기 방울은 딱히 신경 쓰이지 않을 만큼 작아졌고 주변부 시야도 좋아졌다.

흐리긴 하지만 수술한 눈은 정말 정말 하얀 도화지고 반대쪽 눈은 누리끼리하다.

유리체 절제술로 비문증은 없어졌다. 변시증은 서서히 아주 서서히 좋아진다. 짧게는 3개월 길게는 2년 동안 천천히 좋아진다고 한다. 어쩌면 교수님 말씀처럼 좋아지지 않을 수도 있다.

 

내려놓는 방법을 배우고 나서부터 욕심이 없어졌고 기대를 하지 않으며 흔들리지 않게 되었다.

 

계속 눈 상태를 확인하며 글을 써보려 한다.

 

- 비용 : 수술(+레이저, 아바스틴), 7일 입원(5인실), 식대, 처방 등등 약 170만 원.

※ 수술 과정에서 레이저와 아바스틴 주사 치료가 필요 없다면 약 30~40만 원은 저렴해집니다.

 

 

망막전막-유리체절제술-후기-과정-비용

야경이 좋았다.

몇 달 있다 반대쪽 눈 수술이다. 다행히 난 병원 밥이 좋았고 병원 생활이 즐거웠다.

  • 23년 3월 5일 - 수술 12일 차 : 버려 안경   

망막전막-유리체절제술-후기-과정-비용

▲ 아침에 일어나니 공기 방물은 또 작아졌다. 전체적인 시야도 약간 좋아졌다.

눈에 안약 넣는다고 안경을 벗었는데...

어~???

수술한 눈은 이제 안경을 벗어야 더 잘 보인다. 미. 치. 따.

양쪽눈 시력 차이가 너무 심해 사물이 두 개로 보이고 엄청 어지럽긴 하지만 안경을 벗어야 더 잘 보인다니 (ʘ‿ʘ✿)

안경알 하나를 빼버렸다.

5~6월에 안경을 다시 해야 할 듯하다.

 

 

  • 23년 3월 7일 - 수술 14일 차 : 첫 외래   

외래 이틀 전부터 다시 시력이 저하되었다.

검사 결과... 상태가 너무 좋지 않다.

실명될 것 같다고 하셨다.

 

실명..............

 

안압이 너무 많이 올랐단다. 전날 오후에 5분 정도 지속적이 통증이 있었는데 그게 안압 때문에 생긴 거였다.

매일 상태를 봐야 해서 통원보다 입원이 맞는 것 같았다. 다시 입원을 하기로 했다.

응급으로 코로나 검사를 하고 바로 입원했다. 응급 PCR 검사를 하니 비용이 6만 원 정도 나왔다. 비싸구나. 보건소에서 했을 때는 무료였는데...

내가 느끼기에도 실명 같았다. 바로 앞에 손을 가져가도 보이지 않았다.

 

- 비용 : 응급 PCR검사, 아바스틴 주사  37만 원

 

 

  • 23년 3월 8일 - 재입원 1일   

7일 저녁 8시가 넘어 입원을 했고 머리가 싸늘 해질 정도로 온몸이 차갑고 바들바들 떨렸다. 정신을 차릴 수가 없었다.

1시간 정도 지나 마음을 털어 버렸다.

사실 수술을 해도 안 해도 실명될 가능성이 30%는 된다고 했었다. 그렇다면 해보는 게 맞다. 내가 하자고 선택했다.

걱정은 했지만 그냥 순리대로 일어난 일이다. 실명이 내 것이라면 그러기로 했다.

 

다 내려놓자. 자자. 잠이 오지 않더라도 다 내려놓고 잠이라도 원 없이 자자.

잠이 안 올 줄 알았는데 오랜만에 깊게 참 잘 잤다. 

 

 

Zzzzzz.................

 

 

아침에 일어나니 눈이 보인다. 뭐지???

손가락이 몇 개 인지도 안 보였는데 벽에 붙은 포스터의 큰 글씨가 보였다.

 

아침 회진 진료를 받는데 선생님도 놀라셨다.

어?! 환자분 지금 보이시죠?

네~

다시 볼게요. 위로 보시고~ 정면~ 아래~ 왼쪽 위~

안압 좀 측정해 봅시다. 띠딕 띠딕~ 많이 내려갔네요.

병실로 올라가려는데 선생님이 잠시만요~ 잡으시더니 다시 보자고 하셨다.

나도 선생님도 어리둥절 어리둥절

 

기적

 

 

  • 23년 3월 9 ~ 14일 - 왔다 갔다 하는 시력   

실명될 정도의 높은 안압은 몇 시간 만에 30까지 떨어졌고 다음날 오전에는 19, 오후에는 13...

너무도 정상적인 수치가 나왔다. 시력도 딱 수술했을 때 나올 수 있는 시력까지 돌아왔다.

녹내장 수술을 고려해야 될 것 같다고 했는데 기적처럼 돌아왔다.

 

그럼 왜 갑자기 이렇게 안압이 올라갔나???

 

원인은 스트레스로 인한 혈압이다.

 

7일 첫 외래가 있기 이틀 전부터 스트레스로 잠을 못 잤고 아침 혈압이 190을 찍었다.

그날 오후부터 시야가 뿌옇게 변했다.

그리고 재입원하고도 스트레스로 두 번 아침 혈압이 180을 넘었고 몇 시간 후부터 다시 뿌옇게 변했다.

문제는 극심한 스트레스였다.

 

말로다 표현할 수 없는 예민한 성격이 이렇게 만든 거였다. 빌어먹을...

퇴원.

- 비용 : 1주일 입원(5인실) 27만 원

 

 

  • 23년 3월 15일 - 수술 20일 차 : 스트레스를 멀리하자   

또 뿌옇게 된 건 아닐까 하는 걱정으로 아침에 일어났다. 다행히 그렇지는 않다. 

혈압도 좋다.

안경 벗으면 수술 안 한 눈보다 더 잘 보인다.

 

 

  • 23년 3월 21일 - 수술 26일 차 : 재입원 퇴원 첫 외래   

상태는 많이 좋아졌다.

교수님께 안경을 새로 맞춰도 되는지 물어봤는데 해란다.^^

대신 양쪽눈 시력 차이가 심해서 어지러우면 콘택트렌즈를 하란다. 눈과 안경 사이가 멀면 더 어지러워서 콘택트렌즈를 권하신다고 하셨다.

그냥 안경이 편할 것 같다. 사실 좀 무섭다. 텔레비전에서 보니까 렌즈가 빠지기도 하고 관리 잘 못해서 염증도 생기고 그러더라. 좀 어지럽더라도 안경을 해야겠다.

 

뿌옇던 시야는 맑아졌고 안경 없이도 어느 정도 멀리 있는 건 보인다.

조명을 봤을 때 빛 번짐과 눈부심이 심했는데 이제 조명 테두리가 선명해졌고 눈부심도 90% 정도 없어졌다.

변시증은 그대로다. 변시증은 최대 2년은 기다려봐야 한다. 그러니 기대를 말자. ㅎ

 

- 비용 : 진료비 6만 원(초음파, CT), 약국 2만 5천 원

 

 

  • 23년 3월 31일 - 수술 36일 차 : 안경   

수술한 눈이 안정되어 안경을 새로 했다. 돋보기는 난생처음 써본다.

한쪽은 돋보기고 한쪽은 일반 안경이라 상당히 어지럽긴 하다. 모니터 볼 때만 쓰는 거라 움직일 때는 안 쓰려고 하고 있다.

변시증은 변화 없이 그대로 주변부 시야는 휘어 보인다.

안약도 모두 약한 걸로 바꿨다.

  • 23년 4월 21일 - 수술 54일 차 : 2차 수술 준비   

수술받은 눈은 좋았다. 남은 한쪽 눈이 좋지 않아 수술 날짜를 최대한 당겨보자고 하신다. 너무 감사하다.

무려 한 달이나 더 빨리 수술을 받기로 했다. 참 신기하게도 병원 가기 며칠 전에 좀 많은 출혈이 발생했다.

수술 날을 다시 받고 바로 수술 준비를 했다. 채혈, 소변, 심전도, x-ray를 찍었다.

약 3주 후에 수술이다. 다시 입원한다. 이번에는 안정될 때까지 오래 입원할 예정이다. 지난번처럼 좀 괜찮아졌다고 퇴원해서 실명 직전까지 가는 일이 없어야 한다. 남은 이쪽 눈은 수술한 눈보다 더 좋지 않기 때문에 약간 걱정이다.

 

- 비용 : 진료, 수술준비 검사비용 총 14만 원

 

검사에 문제가 있으면 전화 주신다고 했는데 수술 가능한 몸 상태인듯하다.

 

 

  • 23년 5월 4일 - 수술 준비   

수술 준비로 아바스틴 시술을 했다. 눈에 주사 바늘이 들어오는 공포는 몇 번을 해봤지만 여전히 긴장된다. 몸에 힘이 잔뜩 들어간다.

지난번과 같이 마취과협진 진료를 보고 동의서를 작성했다.

입원 결정서를 또 받고 안내를 받았다. 입원 이틀 전에 코로나 검사를 해야 한다.

수술할 눈에는 3일 전부터 염증약을 넣어줘야 한다.

안압이 좀 높게 나왔다. 걱정스럽긴 하다. 우안이 상태가 더 안 좋았기 때문에 조금은 더 힘든 수술이 될 것 같다.

 

- 비용 : 아바스틴, 안과 진료, 마취과 진료 27만 원 / 약국 1만 7천 원

 

 

  • 23년 5월 12일 - 수술 준비 : 코로나 검사받기   

입원하려면 음성 확인서가 필요하다.

아침 일찍 보건소 사이트에 들어가 문진표를 작성하고 검사받으러 갔다. 요즘은 검사를 많이 안 하는지 결과가 일찍 나온다. 오전에 받았는데 오후 5시에 음성 확인 문자가 왔다.

일요일 입원이다.

 

 

  • 23년 5월 14일 - 입원   

일요일이라 응급실을 통해 입원했다. 3번째 입원, 익숙하다. 병동 간호사님도 익숙한 환자 이름인지 설명이 빠르고 명쾌하다. 지난번 그 방 그 자리를 주신다. 기억하시나 보다. ㅎㅎ

환의 입기 전에 안과로 내려가 수술 전 마지막 진료를 봤다. 내일이 수술이라 교수님이 나와계셨다. 역시나 최선을 다 하시겠단다. 듬직~

저녁 먹고 금식. 금식이니 수액.

 

망막전막-유리체절제술-후기-과정-비용

내일이 수술인데 긴장도 없다. 무덤덤했다. 익숙했다.

입원과 수술이 익숙하다니... 참... 거시기허다.

 

 

  • 23년 5월 15일 - 수술   

1치 수술과 똑같은 과정이었다. 여전히 산동이 안 되는 체질. 산동제를 다른 사람보다 두 배를 더 넣어도 동공이 커지지 않는다. 동공이 커져야 수술하기 좋다고 들었는데...

 

마ㅊㅟ.........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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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자분 일어나세요!" 흔들흔들~

 

 

수술은 잘 끝났고 병동으로 올라갔다.

폐에서 마취 가스를 빼내기 위해 호흡을 크게 하고 소변을 꼭 봐야 하며 잠들지 말라한다. 마취 가스를 빨리 빼야 회복이 빠르다. 수술하고 3~4시간 후에 소변 소식이 없으면 소변줄을 꼽아 빼야 한다. 그리고 잠은 정말 잠이 와서 자는 건지 마취 때문에 자는 건지 구별하기 위해서 가능한 정신을 차리고 있는 게 좋다.

전신마취는 생각보다 몸을 상당히 힘들게 한다. 3개월 사이에 두 번의 전신마취는 지금도 날 힘들게 하고 있다.

 

수술 전 설명으로는 망박 박리가 의심되어 가스를 넣을 것 같다고 했는데 이번에도 다행스럽게 가스는 넣지 않았다.. 오히려 지난번보다 공기를 거의 넣지 않아 특별한 자세도 필요 없었다. 정말 다행이다.

 

망막전막-유리체절제술-후기-과정-비용

 

 

  • 23년 5월 16일 ~ 18일 : 먹고 자고   

지루하지만 맛있는 병원 밥 먹는 즐거움으로 입원 생활을 하고 있다.

18일 아침 진료.

교수님이 상태가 괜찮으니 퇴원을 해도 될 것 같다고 하셨다. 지난번과 달리 우안은 회복이 빠르다고 하셨다.

와~ 수술 3~4일 만에 퇴원이라니!

퇴원하고 싶은 날에 하라고 하셨다. 다음 날 하기로 했다.

 

그런데 오후부터 눈에 이상한 통증이 오기 시작했다. 안압이 올라가는 느낌은 아니지만 2~5분 간격으로 통증이 왔다.

급하게 안과로 내려가 주치의 선생님께 진료를 봤는데 수술 통증으로 보인다고 하셨다. 압통이 아니라서 다행이었다.

 

 

  • 23년 5월 19일 : 퇴원 X   

퇴원 아침 마지막 진료를 보는데 교수님이 퇴원이 힘들 것 같다고 하신다.

어제 통증이 안압이 올라갈 조짐이 보이는 통증일 것 같다고 하셨다. 주치의 선생님과 교수님이 보는 진료는 역시 다른 건가? 며칠 더 지켜보자신다. 다행이다. 사실 나도 어제 그 통증이 불안해서 더 입원하고 싶었다.

 

 

  • 23년 5월 20 ~ 24일 : 열심히 안약 넣고 혈압 관리 잘하기!   

수술 통증을 잡고 동공에 생긴 상처들을 치유하는데 나름 열심히 노력했다. 스트레스받지 않으려고 최대한 잠을 많이 자려고 했고 운동도 열심히 했다.

넣는 안약이 계속 추가되어 처음에는 2가지였는데 4가지로 늘었다. 내 눈은 참 힘든 눈이다.

다른 사람들은 같은 수술을 해도 4일 만에 퇴원하고 그러던데 난 왜 이런가... 푸...

여하튼 잘 버텼다.

 

 

  • 23년 5월 25일 목요일 : 진짜 퇴원 ㅎㅎㅎ   

수요일 저녁 퇴원이 떨어졌다. 아침에 교수님께 마지막 진료를 받아보고 퇴원을 하기로 했다.

 

퇴원해도 괜찮을 것 같다고 하셨다. 아싸~ (〃 ̄  ̄ ) 人 ( ̄  ̄〃 )

 

- 비용 : 수술비, 5인실 12일, 식대 - 총 173만 원

 

야경이 좋은 병원이다.

  • 23년 6월 2일 - 2차 수술 첫 외래 : 좌안 98일 & 우안 18일째    

좋아지고 있단다. 다행.

실밥을 뽑았다. 좌안 수술 때는 3주가 지나서 뽑았는데 우안은 경과가 좋아서 그런지 며칠 빠르다.

변시증이 있긴 하지만 뿌옇던 시야도 좀 맑아졌다.

 

수술 100일이 다 되어가는 좌안은 이제 자리를 잡아가는 것 같다. 시력에 약간 변화가 생겨 우안 안 경할 때 다시 해야겠다. 안약 넣는 횟수도 1회 줄었다.

 

▲ 정상 시야

 

▲ 퇴원

 

▲ 현재

 

외래 3일 전부터 선풍기 살이 보이기 시작했다. (ʘ‿ʘ✿)

 

그러나...

눈은 좋아지고 있지만 컨디션은 최악이다.

3개월 사이에 두 번의 전신마취 때문인지 약물 부작용 때문인지 아님 모든 상황이 그런 건지...

일어나기도 힘들다. 머리가 무겁고 어지럽다. 소화도 안된다.

잠은 잘 자지만 몸이 힘들어 그냥 기절하는 것 같다 말이지. 자도 자도 피곤하다.

이틀간 병원을 12시간이나 다녀오는 길이 힘들었나 보다.

 

 

  • 23년 6월 22일 - 수술 후 외래 : 좌안 4개월 & 우안 1개월    

우안은 수술 전부터 상태가 많이 좋지 않아 회복도 느리다. 좌안은 1개월 정도에 맑아졌는데 우안은 아직 흐리다.

다행히 안압은 정상이고 염증도 계속해서 줄어들고 있다. 변시증은 여전히 심해 사물이 휘어 보인다. 사실 내 마음으로는 이미 변시증은 포기했다.

그런데 뜬금없이 수술 4개월이나 지난 좌안에 염증이 발생했다. 이제 완전 안정이 되어 괜찮을 것 같았는데...

다시 좌안에도 염증약을 넣는다. 췟~

 

- 비용 : CT 찍고 진료 5만원, 약국 19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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